이용구 전 차관 ‘봐주기 수사’ 경찰 간부 징계…법원 “정당”

특가법 아닌 단순폭행 적용해 내사종결
담당수사관은 해임…서초서장 견책 처분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3월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구 전 법무부 장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아 징계를 받은 경찰 중간간부가 징계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전 서울서초경찰서 형사과장 ㄱ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 취소소송에서 1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전 차관 폭행사건 지휘라인에 있었던 ㄱ씨는 지난해 10월 경찰청 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집 앞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 멱살을 잡은 혐의로 입건돼 서초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의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데, 반의사불벌죄인 단순폭행 혐의를 적용한 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해 ‘봐주기 수사’ 논란을 빚었다.

경찰청은 이 전 차관 사건 담당 수사관을 해임하고 지휘·보고라인에 있었던 ㄱ씨에게는 정직 1개월을, 당시 형사팀장에게는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 당시 서초경찰서장에게는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9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