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찰청 ‘평화사랑 공모전’ 최우수상 작품(왼쪽)과 2015년 ‘안보사랑 콘테스트’ 우수상 작품. 각각 문재인·박근혜 정부 시기에 수상된 같은 내용의 공모전 수상작이다.
안보의식을 높인다는 취지로 경찰청이 올해로 15년째 매해 개최하는 대국민 공모전의 공식 명칭이 ‘또’ 바뀌었다. 똑같은 내용의 공모전인데, 이번에만 세번째 이름을 갖게 된 까닭이 뭘까.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20일부터 경찰청은 안보수사국 주관으로 ‘안보지킴이 공모전’을 공고할 예정이다. 안보의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및 애국심 고취한다는 목적의 공모전으로, 초·중·고등학생 및 성인을 대상으로 관련 사진 및 포스터를 접수받아 시상하는 내용이다.
이 공모전은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08년 처음 ‘안보사랑 콘테스트’로 열리기 시작해 2016년 박근혜 정부까지 같은 이름을 썼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17~2021년까지는 ‘평화사랑 공모전’으로 시행됐다. 기존 공모요강에 안보의식과 애국심만 있었다면, 이 기간엔 ‘평화사랑’이 추가됐다. 문재인 정부의 비핵·평화·남북대화라는 대북 기조에 ‘코드’를 맞춘 이름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수상작을 봐도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및 남북이 손잡는 모습 등이 반영된 모습이 나타난다. 이전까지 엄중한 국가안보 태세가 주로 강조된 수상작들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올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찰청은 다시 공모전 이름을 고심 끝에 ‘안보지킴이 공모전’으로 간판을 바꿔 내놨다. 보수 정권인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한 대북 기조를 내세우면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름이 바뀐 배경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시대마다 강조되는 정신이 다르지 않느냐”며 “최근 들어 북한 공격이 날카로워진 면도 새 이름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보지킴이 공모전 접수 기간은 20일부터 9월16일까지다. 사진과 포스터 2개 분야에 모두 121개 작품을 선정해 부상 1225만원을 시상할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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