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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결혼 비수기인데 ‘1천만원 더’…그마저도 “지금이 제일 싸다”

등록 2022-06-20 15:19수정 2022-06-21 02:44

예식수요 증가·고물가에 곳곳에서 가격 인상
항공권 인상에 신혼여행 연기하는 부부들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봄 서울 서초구 ㄱ웨딩홀에 그해 10월 결혼식을 예약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했던 김미현(32)씨는 최근 1년만에 다시 견적을 받고 깜짝 놀랐다. 같은 예식장, 같은 조건이고 날짜가 오히려 성수기(10월)에서 비수기(7월)로 변경됐는데도 대관료와 식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모두 990만원가량 비용이 더 나왔기 때문이다. 거리 두기가 풀린 직후인 지난 4월말에 낸 견적과 비교해도 두 달이 채 안돼 대관료만 100만원이, 식대는 1인당 7천원이 치솟았다. 인원이 차지 않아도 식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보증인원도 최소 100명 이상 늘려야만 예약이 가능했다. 웨딩플래너로부터 “코로나 때인 1년 전하고는 가격과 조건을 비교하면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이 모두 풀리며 그동안 코로나19로 미뤄온 예식 수요가 급증하자 결혼식 비용을 갑자기 수백만 원 올리거나 많은 보증 인원을 요구하는 웨딩업체가 늘고 있다. 최근 항공 요금까지 무섭게 치솟으면서 신혼여행 비용도 부담이 늘어난 예비부부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웨딩업계는 예식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물가를 이유로 결혼식 비용을 인상하고 있었다. 김씨는 ㄱ웨딩홀 외에 서울의 다른 웨딩홀도 알아봤지만 대부분 내년 6월까지는 예약이 차있어 올해 결혼식을 치러야 할지 내년으로 미뤄야 할지 여전히 고민중이다. 김씨는 “작년에 결혼식 취소로 200만원의 위약금을 냈던 상황인데 비용까지 올라 정말 부담스럽다”며 “웨딩플래너는 ‘다음 달에 식대는 또 오른다. 지금이 가장 싸다. 예약 가능한 날짜 보이면 빨리하는 게 이득’이라고 부추기고 있어서 초조하다”고 말했다. 김씨를 담당하는 웨딩플래너 최아무개(35)씨는 <한겨레>에 “원래도 결혼식장은 코로나 기간에도 해마다 가격을 조금씩 인상하긴 했었다”면서도 “코로나 제한이 풀리면서 이번에는 인상 폭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한 달 만에도 가격이 수백만원까지도 올랐다. ㄱ웨딩홀뿐 아니라 전국 예식장이 다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ㄱ웨딩홀 관계자는 “인건비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 꽃값, 식기까지 안 오른 것을 찾기 힘들다”며 “다른 예식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물가 인상분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원래도 고가인 호텔 예식 비용도 오르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은 지난해보다 최소 꽃장식 비용을 200만원 올렸고, 최소 식대 가격도 1인당 1만원씩 인상했다. 하지만 이 호텔은 내년까지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대관료는 코로나 이전에서 조금도 인상한 적이 없다”며 “꽃장식과 식대는 재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재료 가격이 오르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항공 요금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는 예비부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 달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4만2900~33만9300원이 부과된다. 이는 고스란히 항공 요금에 반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혼여행을 미루는 예비부부들도 늘고 있다. 지난 18일 결혼식을 올린 최아무개(36)씨는 “항공권이 코로나 이전의 2배가량 뛰면서 신혼여행에만 1200만원이 넘게 들어 일단은 신혼여행을 미루기로 했다”며 “다음 달부터 점차 국제선 운항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오는데, 항공 요금이 정상화되면 다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이시은(29)씨는 “가을에 다시 한 번 대유행이 온다는 말도 있어서 (결혼식은 예정대로 하더라도) 신혼여행은 코로나19 상황과 가격이 모두 안정화되면 가려고 한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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