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내린 30일 오후 경기 하남 팔당댐을 찾은 시민들이 댐 수문을 열어 하류로 물을 방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간밤 폭우로 도로가 통제되는 등 출근길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전 9시10분 기상청 방재 속보를 보면, 현재 수도권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전날 오후 2시부터 오늘 오전 9시10분까지 서울 102.2㎜, 경기도 서신(화성) 229㎜, 경기도 처인 역삼(용인) 229㎜으로 강한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오늘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간밤 폭우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주요 도로들이 통제되면서 출근길 혼잡도 빚어졌다. 서울시는 아침 6시43분부터 서울 및 경기 북부지방 집중호우로 중랑천 수위가 상승함에 따라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을 전면통제하고 있다. 오전 9시4분부터 팔당댐 방수량이 초당 6800t 이상으로 증가해 잠수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교통정보센터를 보면 이외에도 내부순환로 마장램프에서 성동JC까지, 서부간선도로 광명대교에서 서부간선요금소까지 등을 통제하고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고 나서 차 막히는 줄 알았는데, 비 때문에 도로가 침수돼서 못 가고 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출근길에 차를 돌렸다. 전 직원 휴무하라고 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중랑천 이화교 주변 수위가 높아지며 동부간선도로와 천변 공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부 역사가 침수돼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고, 버스가 고장 나는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수원 권선구 장지동의 1호선 세류역은 이날 아침부터 승강장 통로가 침수돼 상하행선 모두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코레일은 “역사 에스컬레이터 공사 중 폭우로 인해 물이 역사로 들어오면서 통제를 하고 있지만, 열차 지연 등의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내를 운행하던 일부 전기버스는 퓨즈가 나가며 문이 안 열리고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아침 출근길에 탄 전기버스 뒷문이 열리지 않고 와이퍼가 작동되지 않아 당황했다. 그는 “버스 기사가 회사에 ‘퓨즈가 나간 거 같다’고 전화를 걸었다. 버스 앞문으로 승하차를 하면서 정차시간이 길어지고 와이퍼 작동 불량으로 서행운전하면서 평소보다 30분 지각했다”고 했다.
서울 및 중부지방에 홍우경보가 내려진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탄천공영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쏟아지는 폭우에 산사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산기슭에 있는 서울 성북구 한 중학교에는 산사태를 우려해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해당 중학교 선생님 김아무개(55)씨는 “학교 바로 뒤에 산이 있는데 비가 계속 내려 혹시나 산사태가 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아침부터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이 배수로를 가득 채워 물을 빼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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