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내용 흘린 군무원 구속영장 청구

국방부 합동수사 내용, 공군본부 수사 책임자에 유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이 6월7일 현판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ㄱ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4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6월 국방부 합동수사가 진행될 당시, 이 사건 초기 부실수사 의혹을 받아 온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에게 합동수사 내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방부 검찰단도 ㄱ씨를 입건해 수사에 나섰지만 지난해 7월 최종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및 디지털 증거분석과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증거로 추가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며 ㄱ씨의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ㄱ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같은 부대 상급자인 장아무개 중사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을 신고한 뒤 상관들로부터 회유와 압력에 시달렸다. 전출한 부대에서도 성폭력 신고 사실이 알려져 2차 가해에 시달렸다. 이 중사의 신고를 접수한 군 경찰과 검찰이 늑장 수사를 벌이던 중, 이 중사는 같은 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국방부는 합동수사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인 장 중사 등 25명을 입건하고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공군 지휘부와 수사 당국은 제외됐다. 국회 논의를 통해 안미영 특검이 임명돼 △국방부·공군본부 내 은폐·무마·회유 등 사건 관계자들의 직무유기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오는 13일 70일로 예정된 1차 수사 기간이 만료되는 특검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특검법상 특검팀은 70일 이내 수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간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