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31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투표안내 홍보조형물이 걸려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 6월1일 치러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원 당선 현황을 분석해보니, 이전 의회에서 의정활동에 불성실했던 전직 의원이 대거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일 ‘조례발의 연평균 1건 미만 전직 의원 당선자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지방의회 임기 4년(2018∼2022년) 간 연평균 조례 발의 건수가 1건도 채 되지 않는 광역·기초의원은 총 798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175명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 또 출마해 104명(59.4%)이 당선됐다.
175명 가운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고 정당이 재공천한 지방의원 147명(민주당 51명·국민의힘 95명·정의당 1명)으로 한정할 경우, 총 100명(68%)이 당선됐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95명 가운데 74명(78%), 더불어민주당은 51명 가운데 26명(51%)이 당선됐다. 정의당 1명은 낙선했다. 연평균 조례 발의가 1건도 되지 않는 무소속 의원은 57명인데 이 중 28명이 다시 출마해 4명이 당선됐다. 이들 가운데는 조례안을 단 한 건조차 발의하지 않은 의원도 21명이 당선됐다. 국민의힘 14명, 더불어민주당 6명, 무소속 1명이다.
지역별 불성실 의정활동 전직 의원 당선자 수는 경북 27명, 경남 18명, 서울 12명, 경기 11명, 강원·충북·부산 각 6명, 전북 5명, 인천·전남 각 4명, 울산 2명, 대구·충남 각 1명이었다.
경실련은 “지역주의와 양대 정당의 독점 체제에서 정당들이 불성실 의정활동 의원들을 엄격하게 걸러내지 않아 이들이 아무런 통제 없이 재당선된 것”이라며 “특히 경북과 경남 등 특정지역에서 불성실 의정활동 전직 지방의원들의 재공천 비중과 당선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역주의가 심한 지역의 시도당 공천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체는 △해당 지역의 공천 과정 공개 △정당 공천 기준 강화 △공천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 등을 촉구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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