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무원 2023년 임금 7% 인상 및 인력감축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잔고 0원의 9급 공무원 월급통장 내역서로 9급 공무원들의 낮은 임금 현실을 풍자한 손팻말을 살펴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2030청년위원회가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금 인상과 인력 확충을 촉구하고, 오는 10일 양대 공무원노조 조합원 2천여 명이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거성 서울시청지부 2030청년위원장은 “부모님께 9급 1호봉 급여가 168만원이라고 차마 말을 못했다. 급여를 1% 인상해주며 집을 사고, 결혼해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코미디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한 지 6년차라고 밝힌 박대준 법원본부 2030청년위원장도 발언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1.4% 인상된 올해 월급 실수령액이 200만원”이라며 “8급 승진에 5년, 7급 승진에 7년 이상 걸리는 법원 공무원의 평균 현실에 비추어 이대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뒤 참가자들은 상징의식으로 ‘9급 공무원 월급통장 사망 추모제’를 열기도 했다.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무원 2023년 임금 7% 인상 및 인력감축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정부 인력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부처별로 정원을 1%씩 감축해 다른 부처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5년간 공무원 수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임금 인상률 차이도 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물가상승률과 지난 정부 최저 수준의 임금인상률을 고려해 7.4%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결정하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정부쪽 인상안은 1.7%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무원 2023년 임금 7% 인상 및 인력감축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잔고 0원의 9급 공무원 월급통장을 표현한 손팻말에 요구사항을 담은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김재현 공무원노조 청년위원장은 “청년공무원들에게 임금 인상과 인력 확충이 절실한 문제인데 정부는 사실상 임금 삭감과 인력감축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10일 양대 공무원노조 조합원 2천여 명이 참여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