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이 자신의 경찰 특채 사유와 관련해 “학위는 없었지만 주사파로 오래 활동했다”며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전문지식이 있는 자에 해당돼 특채가 됐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11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주사파가 되기까지는 주체사상에 대한 학습,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에 대한 학습, 러시아 혁명을 성공한 레닌의 혁명론, 공산주의 혁명 이론에 대한 학습들이 전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런 ‘전문지식’이 1989년 자신이 경장으로 특채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당시 운동권 서클에 가입을 해서 이념교육을 받았던 분들은 본인이 마음만 먹었으면 전문지식이 인정돼서 경찰로 될 수 있었다는 가설이 성립이 된다’고 지적하자, 김 국장은 “그건 채용을 하는 기관에서 평가하는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1980년대 후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조직책이었던
김 국장은 돌연 잠적한 뒤 1989년 8월11일 ‘홍제동 대공분실’ 대공수사3부로 경찰 경력을 시작했다. 그와 함께 노동운동을 한 동료들은 그가 경찰에 동료들의 정보를 주고 경찰이 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국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프레임”,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김 국장은 “일단 제가 강제징집이 됐다는 것, 그 다음에 녹화사업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전역 후에 부천지역의 노동 현장에서 인노회 활동을 했다는 것이 팩트”라고 선을 그은 뒤, “경찰국장이 되니까 갖은 억측과 의혹을 제기하며 프레임을 씌우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지 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제가 진짜 프락치이고 밀고했다면 정말 의심 받을 게 뻔한데 인노회 사건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특채가 되느냐”며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고, 억측으로 구성된 소설 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인노회 사건 수사 담당자였던 홍승상 당시 내무부 치안본부 대공3부 소속 경감이 자신의 특채를 담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그 분께 양해를 구하지 못했다, 곧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 전 경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경위서에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문장을 쓴 당사자로 지목된 인사다. 홍 전 경감이 <티브이(TV)조선>에 “인노회 사건 당시 김 국장으로부터 수사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취지로 인터뷰한 것에 대해선 “사실과 전혀 관계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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