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오는 29일 민주화 열사 7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다. 왼쪽부터 이동수, 황정하, 김태훈, 송종호 열사. 서울대민주동문회 제공
서울대가 민주화운동 당시 제적돼 졸업하지 못했던 7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다.
서울대는 오는 29일 열리는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미등록, 사망 등을 이유로 제적돼 지금까지 졸업하지 못했던 민주화 열사 7명에 대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수여 대상은 김태훈 열사(경제학과 78학번), 김학묵 열사(사회학과 78학번), 박혜정 열사(국문학과 83학번), 송종호 열사(서어서문학과 87학번), 이동수 열사(원예학과 83학번), 이진래 열사(제약학과 79학번), 황정하 열사(토목공학과 80학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민주동문회’로부터 추천을 받아 각 단과대학 및 보직교수 등과 명예졸업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심사해 결정했다. 증서는 학위수여식 당일 유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명예졸업증서를 받게 되는 열사들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거나 국가권력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해 지금까지 제적상태로 남아있었다. 김태훈 열사는 1981년 5월27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6층에서 공부를 하던 중 광주민주항쟁 1주년 침묵시위를 벌이는 학우들이 경찰에 의해 구타당하자 창문을 뜯어내고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큰 소리로 세 번 외친 뒤 몸을 던진 후 숨져 ‘사망 제적’ 상태였고, 이동수 열사는 1986년 5월20일 학생회관 4층 옥상 난관에서 “파쇼의 선봉 전두환을 처단하자!”,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치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아래로 뛰어내린 뒤 숨져 사망 제적됐다. 입대 후 1991년 2월20일 주검으로 발견된 송종호 열사는 서울대 재학 중 학생회 활동을 한 것에 대한 녹화사업 과정에서 타살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미등록 제적상태였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2001년 박종철 열사를 시작으로 민주화운동 관련자 22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해왔다. 지난해 후기 학위수여식에선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했던 서울대 유학생 5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 바 있다.
서울대가 오는 29일 민주화 열사 7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다. 왼쪽부터 김학묵, 이진래, 박혜정 열사. 서울대민주동문회 제공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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