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할 뻔…‘246억원 횡령’ 계양전기 직원, 1심 징역 12년

재무팀 대리로 일하며 6년간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돈 잃자 범행

계양전기에서 6년간 회삿돈 246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30대 직원 김아무개씨. 연합뉴스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양전기 직원 김아무개씨(35)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208억여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회사는 심각한 손실을 입고 피해 대부분을 회복하지 못해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모두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횡령금액 일부를 반환하면서 범행을 직접 시인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6년부터 6년간 계양전기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면서 회삿돈 약 24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계양전기 자기자본(1926억원)의 12.7%에 달하는 액수다. 그는 불법 스포츠 토토로 돈을 잃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구매 장부를 조작하고 은행 잔고 증명서에 맞춰 재무제표를 꾸미는 수법으로 범행을 숨겼으며 횡령금 대부분을 가상화폐 투자, 온라인 도박, 생활비, 유흥비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양전기는 지난 2월 김씨를 고소했고, 김씨는 고소 다음 날 긴급 체포됐다.

김씨는 횡령액 가운데 남은 돈 37억원을 회사에 자진 반납했다. 하지만 체포 직전 수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구입해 이혼한 전 아내에게 맡겨놓은 것이 드러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계양전기는 이 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계양정기의 상장 적격성 여부를 심의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계양전기에 상장폐지 대신 4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정혜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