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가 13일 오후 이 중사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을 기소하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은 “현실적 한계로 아쉬운 수사 결과지만, 전익수 실장이 기소되고 이 중사가 겪었던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은 주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10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13일 이 중사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입장문을 내어 “피의자 및 주요 참고인이 사건 당시 휴대전화를 폐기하거나 기록을 이미 삭제한 상태였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는 등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특검의 수사결과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군사법원, 군검찰, 군사경찰로 꾸려진 군사법체계 내에 존재하는 공고한 카르텔과 이들 사이에서 횡행하는 위법행위가 확인된 점, 그로 인해 전익수 실장이 기소되고 이 중사가 겪었던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은 주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해 10월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설치한 ‘공군 고 이예람 중사 시민 분향소’에서 이 중사의 부모가 영정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년 4개월 동안 국방부에서 은폐된 부실수사를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특검이 다 조사하기에는 짧지 않았나 싶다”며 “특검 수사에서 부족했던 상부 지휘관급들에 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해서 계속 지켜볼 것이다. 더 이상 다른 유족들이 생기지 않도록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유족들은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지 1년4개월이 지났지만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이 중사의 주검은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이씨는 “예람이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피의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면 그때 예람이를 따뜻한 곳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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