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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려대 졸업생들 “전장연 강의 재개 지지” 연대 서명 나서

등록 2022-09-26 11:43수정 2022-09-26 13:17

서울지역 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총학 상관없이 강의 진행”
고대 졸업생들 “사회적 약자에게는 기울어진 공론장…강의 지지”
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생활도서서관에서 저녁 6시30분부터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 : 2022 장애인권의 현실’ 강의가 진행된다.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제공.
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생활도서서관에서 저녁 6시30분부터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 : 2022 장애인권의 현실’ 강의가 진행된다.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제공.

고려대 총학생회가 26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강연을 취소하기로 했지만, 강연 공동주최로 참여한 서울지역 대학 인권연합동아리가 예정된 강연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고려대 졸업생들과 시민들은 “대학은 사회적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는 공간”이라며 전장연 강의 재개를 지지하는 연대 서명에 나섰다.

26일 서울지역 대학 인권연합동아리(인권연합동아리)는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 2022 장애인권의 현실’ 주제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강연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강연 공동주최로 참여했던 고려대 총학생회는 박 대표 강연 공지 이후 고려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미흡한 업무 진행’을 이유로 전장연 강연을 취소했다. 남상혁 서울지역 대학 인권연합동아리 대표는 26일 <한겨레>에 “장애인을 향한 도 넘은 비난과 공격에도 장애인권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서 이런 소중한 기회를 포기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해 강의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장연의 강의 재개를 두고 고려대 졸업생들과 시민들은 “대학은 토론의 자유가 숨 쉬는 공론장”이라며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고려대 졸업생들과 시민들은 ‘고려대의 사상의 자유를 지지하는 졸업생 및 시민 연서명’ 입장문을 내고 “전장연의 주장, 그리고 그들의 시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지하철 지연으로 인한 속상함도 남아있는 상태일 수 있다”며 “그렇지만 대학에서, 그것도 학생회 스스로 인터넷의 비난 여론을 등에 업고 이들의 마이크를 빼앗아버린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어디서 토론의 자유가 숨 쉬는 공론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어디서 마음 편하게 약자가 자신의 주장을 전개할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4월 고려대 신지영 교수는 1999년 이래 진행된 <문화방송> ‘100분 토론’의 주제와 패널을 조사했는데 장애와 관련된 주제가 단 한 번도 없었고, 장애인 패널도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은 부족하고 암벽등반이라고나 하나. 이렇게 불평등한 여론형성구조에서 총학생회와 주최진이 냈던 용기와 더불어 감당해야 했던 여론 비난의 무게가 실감이 난다”고 했다. 연서명에 참여한 윤희상(27·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졸업)씨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반대할 수도 있지만 대학은 토론을 통해 불만이 있다면 있는 대로 적극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총학에서 일부 강연을 반대하는 인터넷 여론을 등에 업고 취소했다는 결정이 편협하다고 생각해 서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명에는 오전 10시께 기준 260여명의 졸업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인권연합동아리가 주최하는 박 대표 강연은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생활도서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외부인들도 참가 신청한 뒤 현장 강연에 참석할 수 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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