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28일 오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된 유 전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당시 이진규 과기부 1차관, 마창환 기획조정실장,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과 함께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은 지난 2019년 3월 <채널에이(A)>와 한 인터뷰에서 “‘퇴임할 날짜를 좀 달라’는 표현을 들었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사퇴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임 전 원장은 3년 임기 중 1년 만인 2018년 4월에 사임했다. 이밖에 과기부에서는 산하 12개 공공기관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손광주 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은 임기를 1년여 남긴 지난 2017년 8월에 직책에서 물러났다. 검찰이 2019년 손 전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은 지난 2019년 3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국책연구기관장과 정부 산하기관장들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며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 11명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3월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와 공기업 8곳을 압수수색하며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지 3년 만에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나섰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