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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차례 자진입대마다 귀가…5번째 현역병 통지에 법원 “위법”

등록 2022-11-06 13:22수정 2022-11-07 02:46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6세 이전의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약시(안경을 착용해도 정상적인 시력교정이 불가한 시력장애) 판정을 받은 ㄱ씨(34)를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ㄱ씨는 시력이 나빠 4차례 입영과 귀가조치를 반복한 상태였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김순열)는 ㄱ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현역병 입영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ㄱ씨는 2010년 11월, 2011년 8월, 2013년 8월, 2018년 11월 총 4차례 자진입대했으나 매번 신체검사에서 군사훈련을 할 수 없는 시력상태라는 판단이 나와 귀가조치됐다. 이후 서울지방병무청은 중앙신체검사소 정밀의뢰 및 자체 검사를 통해 2019년 9월 ㄱ씨를 재차 신체등급 3급으로 판단하고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병역 처분했다. 이에 ㄱ씨 쪽은 “신체등급 3급으로 판정해 놓고도 실제 입영부대에서는 시력을 이유로 10년간 반복해 귀가조치했는데, 이에 따라 원고는 안정된 소득활동도 하지 못했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ㄱ씨가 ‘시력장애”를 판단하는 신체검사 평가기준 제285호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지였다. 평가기준 285호는 ‘한 눈의 시력이 0.6 이하인 시력장애는 보충역에 해당하는 4급으로 판정한다’고 규정한다.

교정시력 0.3∼0.4인 ㄱ씨는 약시로 인한 시력장애를 주장했는데 해당 기준에는 ‘약시와 관련된 자료는 16살 이전까지의 기록을 말한다’는 규정이 추가로 달려있다. 약시는 의학적으로 10살 이후에는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역 면탈 시도를 막기 위해 청소년기 진료 기록으로만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지방병무청 쪽은 16살 이전 진료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ㄱ씨를 현역병 대상으로 봤는데, ㄱ씨 쪽은 “해당 병원이 폐업해 구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ㄱ씨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ㄱ씨가 신체등급 3급이라는 전제로 한 이 사건 병역처분은 위법하다”면서 “감정 결과상 ㄱ씨의 현재 시력상태가 약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2020년 발급받은 병무용 진단서도 같은 취지인 점 등에 비춰보면, 평가기준 제285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은 갖추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ㄱ씨가 4차례에 걸쳐 자진입대한 점 등에 비춰보아 병역기피 의심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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