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2시4분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 일대에서 박영하 미얀마돕기시민모임 회원이 삼보일배를 하며 미얀마 대사관으로 향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아파야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듯이 아픈 사람이 있는 곳에 우리의 관심도 모여야 합니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함께 해주세요.”
19일 오후 박영하 미얀마돕기시민모임 회원은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삼보일배를 준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모인 한국인과 미얀마인 20여명은 삼보일배를 하는 박씨를 따라 두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며 미얀마 대사관 인근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하는 이들의 곁에는 다니엘킴(29)씨가 ‘백파이프’로 연주하는 우크라이나 국가가 울려 퍼졌다. 다니엘킴씨는 “백파이프는 영미권에서 아군의 사기를 올려주는 악기”라며 “멀리 있는 우크라이나·미얀마인들에게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연주를 준비했다”고 했다.
19일 오후 1시49분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위러브마더랜드코리아’, ‘위러브미얀마글로벌’ 등 소속 미얀마인들이 미얀마의 불법 쿠데타 세력을 규탄하며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이날 미얀마 돕기 시민모임, 우크라이나 평화 시민 모임은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기원 3보 1배 행진’을 열고 미얀마 불법 쿠데타 군부의 즉각 퇴진과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얀마에서 불법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빼앗은 군부 테러 세력들의 민간인 학살, 방화, 민주화 인사에 대한 살인 등의 만행과 연약한 이웃 나라를 침공해 영토를 빼앗고, 민간인을 학살한 푸틴의 만행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삼보일배를 통해 멀리서나마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겪는 아픔을 공감하고 참상을 알리고자 모였다고 했다. 정용 미얀마 돕기 시민 모임·우크라이나 평화 시민 모임 활동가는 “미얀마 쿠데타 군부에 의해 학살당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미사일로 고통당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분들의 고통에 공감하고자 오늘 처음 삼보일배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삼보일배를 한 박영하씨는 “삼보일배는 평화를 기원하고, 죽어간 많은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며 “행진을 보고 우리나라 시민들에게도 관심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며 시민들의 안전은 ‘권리’이고 국가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미화 안양 녹색당 공동위원장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한국에서 대낮에 수백명의 무고한 생명이 사라지는 걸 목도했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더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이유도 모른 체 사라져 가고 있다”며 “우리에게 안전은 권리이고, 국가에 안전은 의무다. 이들과 함께 분노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19일 오후 1시44분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김미화 안양녹색당 공동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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