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표선고 강민경 학생이 9월 23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글로벌 기후파업’에서 ‘우리도 위기가 보여’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 1위는 ‘기후변화’였다고 합니다. 우영우도, 이태원도, 손흥민도 아닌 기후변화가 구글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였습니다. 구글코리아 선정 올해의 검색어는 ‘지난 해에 비해 검색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순’으로 선정됐습니다. 기후변화가 절대적인 검색량이 가장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봤다는 뜻입니다.
이상 고온에 시달리는 유럽과 미국 서부 텍사스에 내린 눈 등 먼 나라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기후변화의 위험성이 우리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서울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8월 8일 서울 동작구에만 하루 동안 381.5㎜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한 달에 걸친 장마 기간 동안 중부지방에 내린 비의 양보다 더 많은 양입니다. 이 비로 반지하 거주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폭염, 폭우, 가뭄 등 지구가 보내는 경고를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기후위기의 그림자가 한반도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기후위기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젊은 세대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처는 미온적입니다.
독일 환경단체 ‘저먼워치’ 등이 매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하는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59위였습니다. 한국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은 나라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대만, 캐나다뿐이었습니다. 기후 재난의 시대에 새로운 세대가 보내는 신호를 더이상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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