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보행이 통제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육교가 불과 보름 전 안전점검에서 에이(A)등급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구청은 안전점검을 위탁 수행한 업체가 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3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날 다리 중간 부분이 내려앉은 도림보도육교는 영등포구청 요청으로 지난달 15일 하반기 안전점검을 받았다. 이 육교는 지난해 4월과 12월 각각 두 차례 안전점검이 이뤄졌다. 최근 점검이 불과 보름 전인데도 다리가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이 안전점검 결과에서 해당 보도육교는 에이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민신문고에 지난달 31일 “육교 외형의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영등포구청 담당자가 이를 지난 2일 저녁에 확인한 뒤 현장에 나갔지만 별다른 조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안전등급도 에이등급이었고 현장 상황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도림보도육교는 2016년 총사업비 28억원을 들여 개통했다.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로 길이 약 100m, 폭 2.5m 정도의 보행교다. 이 육교는 제3종 시설물로 분류돼 매년 두 차례 정기안전점검을 진행해왔다.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제3종 시설물은 반기마다 1회 이상의 정기 안전점검을 진행하도록 돼 있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3종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보도육교 점검예산은 한해 2000만원이 넘는다. 도림보도육교의 안전점검은 줄곧 ㄷ사가 진행해 오다가 지난 12월 하반기 점검은 ㅇ사가 담당했다. 영등포구청은 ㅇ사와 1250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점검을 맡겼다. 영등포구청은 매년 두 번씩 나눠 점검 예산을 분배한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청은 그간 보도육교의 안전점검을 담당했던 업체들의 점검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영등포구청 지하안전관리 관계자는 “점검은 전문 영역이라 늘 업체에 맡긴다”며 “현장점검 후 향후 (점검을 담당한 업체 등에 대한) 조처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새벽 1시40분께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육교와 하부 자전거도로·산책로가 전면 통제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께 “도림보도육교 중간 부분이 내려앉았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육교 양방향 출입구와 도림천 산책로 등의 진입을 통제했다. 육교를 지탱하던 지지대 시멘트와 난간 철제가 일부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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