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케이에이치(KH)그룹 관계자로부터 담합 의혹을 일부 인정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강원도 쪽과의 공모관계까지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검찰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등 강원도 관계자들의 공모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최근 케이에이치그룹 실무자 및 임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찰을 방지할 목적으로 두 개 업체로 입찰에 나섰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입찰 담합 의혹을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하기 위해 2020년 이후 네 차례 공개입찰과 두 차례 수의계약을 진행했으나 모두 계약이 불발됐다. 이후 강원도개발공사는 2021년 6월 공개입찰을 통해 알펜시아를 7115억원에 케이에이치강원개발쪽에 매각했는데, 당시 입찰에 참여한 두 곳 모두 케이에이치 계열사로 드러나면서 입찰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규정에 따르면, 두 곳 이상의 응찰이 있어야 유효한 입찰로 판단하는데, 유찰을 막기 위해 사실상 하나의 회사가 두 곳으로 쪼개 응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케이에이치강원개발은 입찰 담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신고(리니언시)를 하기도 했다.
다만, 케이에이치 쪽은 강원도 관계자들과의 공모 관계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0년 9월부터 8개월가량 케이에이치 쪽과 강원도 쪽이 사전 접촉을 하며 입찰 담합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알펜시아 입찰 홍보 등의 의도로 만난 것이지 담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낙찰 가격 또한 사전 논의는 없었다는 진술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검찰은 입찰 공모 여부와 강원도 관계자들의 가담 정도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 의혹과 관련해 최 전 지사 자택과 케이에이치그룹 관계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포렌식 작업과 관계자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