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발생한 삼성SDS 과천데이터센터 화재. 연합뉴스
삼성에스디에스(SDS)가 2014년 과천데이터센터 화재사고와 관련해 공사를 맡은 삼성계열사 등을 상대로 낸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삼성에스디에스가 삼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사 재하도급 업체 등을 상대로 낸 683억6천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업체 3곳이 함께 283억8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에스디에스는 “공사업체 등의 과실로 화재가 나 손실을 입었다”라며 2017년 9월 소송을 냈다. 2014년 4월 발생한 과천데이터센터 화재는 정전에 대비한 전원공급장치(UPS) 증설작업을 위해 약 4시간 동안 발전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3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건물 11층까지 타고 올라갔으며, 이 사고로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서버가 손상돼 수일 동안 온라인 결제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삼성카드 등이 보상을 요구하면서 삼성에스디에스는 428억6천여만원의 고객 및 협력사 손실보전비용을 비롯해 총 945억7천여만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삼성에스디에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삼성중공업 등의 설계·시공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배관 조립 또는 용접 불량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누출돼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피고들이 283억8천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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