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40대 중증장애인 조카와 70대 이모가 숨진 지 10여일 만에 발견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2시30분께 동대문구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중증장애인 윤아무개(41)씨와 이모 박아무개(7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악취가 난다”는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감식한 결과 이들이 숨진 지 열흘가량 지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모 박씨가 노환으로 숨진 뒤 홀로 지내던 조카 윤씨가 이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하반신 마비의 중증장애인인 윤씨는 재작년 어머니가 숨지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이모 박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박씨는 생계·주거·기초 연금 등으로 월 80만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지만, 조카 윤씨는 장애인연금 등을 지원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현장에 나가서 이분들이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 장애인연금 신청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데, (윤씨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모와 상담했지만 상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동주민센터 간호사 직원들이 방문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모 박씨가 도움이나 방문 자체를 많이 거부하셨다”고 했다.
한편, 숨진 윤씨 아버지는 2015년 구청에 기초연금을 신청했지만, 소득인정액 기준에 못 미쳐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관계자는 “윤씨 아버지가 2015년 기초연금을 신청했지만, 해당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금융재산을 가지고 있어 탈락했다. 이후 해당 아파트 소유주는 아들 윤씨 이름으로 변경됐고 기초생활수급자인 이모가 해당 아파트에 윤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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