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가 개인 파산·회생 법률 사무를 취급했다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20년 법무사법 개정으로 법무사 업무범위에 ‘개인 파산·회생 신청 대리’가 추가됐지만, 이 법률 개정은 변호사법과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ㄱ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경기 지역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법무사 ㄱ씨는 2015~2016년 사무장과 함께 수임료 총 820만원을 받고 9건의 개인회생·파산 법률 사무를 취급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1심과 2심은 ㄱ씨가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비송사건을 처리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1심 판결 이후인 2020년 2월 법무사법 개정으로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개인의 파산·회생 사건 신청의 대리’가 추가했다. 다만 ‘각종 기일에서의 진술 대리는 제외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ㄱ씨 쪽은 항소심에서 법 개정을 근거로 들어 “더는 법무사의 개인 파산 및 회생 사건의 대리 행위는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게 됐다”면서 면소판결 해달라고 주장했다.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됐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26조 4호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개정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6호에 따르더라도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개인 파산 및 회생사건 신청의 대리’에만 한정될 뿐, ㄱ씨처럼 ‘신청 및 수행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처리하는 대리하는 행위’는 여전히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상고심 쟁점도 법무사법 개정에 따라 ㄱ씨가 면소판결을 받을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더 나아가 법무사법 개정은 이 사건의 형벌법규인 변호사법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라며 “문제 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고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개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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