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침 8시5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10-4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열차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두달 여만에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서울교통공사 쪽과의 대치 끝에 열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전장연은 이날 서울시의 장애인활동지원 조사를 ‘표적 조사’라고 비판하며 지하철 시위에 나섰다.
23일 아침 8시20분께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대화 촉구 서울시청 1호선 출근길 지하철 탑승 선전전 진행 입장발표’ 기자회견 열고 “활동지원서비스 예산 삭감을 의도로 진행되는 ‘서울시 추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 일제점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전장연 회원단체를 상대로 강압적인 탈시설 전수조사를 시작했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대화다. 오세훈 시장은 전장연 죽이기에 나서지 말고, 전장연과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서울시가 대화의 의지를 밝힌다면 출근길 1호선에 탑승해 선전하는 걸 멈추겠다”고 밝혔다.
전날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을 6차례 막아섰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려던 시민들은 공사 안내에 따라 다른 승강장으로 옮겨 탔다. 8명 남짓한 휠체어 탄 전장연 활동가들은 오전 8시48분부터 시청역 1호선 청량리 방향 10-4 승강장에 한 줄로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승강장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 간격은 2∼3분 정도였다.
이날 지하철 탑승이 막힌 전장연은 오전 11시 시청역 승강장에서 다시 탑승 시도를 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오후 2시에는 1000명 가까이 전장연 동지들이 이곳으로 와서 지하철을 탑승할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이 대화하지 않으면 시청역 승강장에서 1박2일 노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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