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 특혜’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구속됐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에 대해 편의를 제공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 정아무개 대표로부터 77억원과 ‘건설현장 간이식당’(함바식당) 사업권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김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현동 개발은 2015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정부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기자 남은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만든 사업이다. 성남시는 자연녹지였던 부지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했는데 이 과정에서 성남시가 아시아디벨로퍼 등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후보 시절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으로 알려진 김 전 대표가 성남시의 용도 변경 과정에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쪽은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하라고 압력해 어쩔 수 없이 부지 용도를 상향했다는 입장이다.
김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이 대표를 향한 ‘백현동 본류’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시아디벨로퍼를 위해 성남시에 청탁했다’는 김 전 대표의 혐의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하고 아시아디벨로퍼에게 백현동 개발 사업을 시행하게 했다’는 이 대표 배임 혐의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의심한다. 13일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 기자들이 묻자 검찰 관계자는 “향후 수사 경과를 보고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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