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가 15일 700회를 맞았다. 이날 아침 ‘700회 수요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외출 준비를 하던 이옥선 할머니(오른쪽 사진)가 해방 직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당시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 속 열여덟 꽃다운 처녀가 여든을 넘긴 현재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이 할머니는 “우리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할머니’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라”며 세종로 외교통상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부산의 일본영사관, 경남 창원의 경남도청 앞은 물론 독일의 베를린,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대만 타이베이, 네덜란드 헤이그와 일본의 도쿄·오사카·나고야·고베·교토·후쿠오카·오키나와 등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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