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참여연대 관계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이들 단체를 비판하는 점을 두고 “메시지에는 답(변)이 없고 메신저를 공격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 처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1년 평가를 받는 절체절명의 시기고 (한 장관은) 굉장히 주요한 관료인데 참여연대에 (관련 입장을 내는 등) 집중하실 일은 아닌 것 같아 의아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정부 출범 뒤 참여연대가) ‘검찰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비민주적인 절차가 횡행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참여연대가 지적한 메시지에는 답이 없고 (한 장관이) 메신저를 공격하는 모양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 “참여연대가 모든 걸 다 잘했다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참여연대를 깎아내린다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는 달라지는 건 아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4813명이 복수응답 방식으로 선정한 윤석열 정부의 ‘교체해야 할 고위공직자 8인’을 공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9%의 선택을 받은 한 장관이 1위에 올랐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47.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41.7%) 등이 뒤를 이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실에 이들의 경질을 요구했다.
참여연대가 9일 누리집에 공개한 온라인 투표 결과. 참여연대 누리집 갈무리
한 장관은 참여연대의 경질 요구 직후 입장을 내어
“(참여연대는)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참여연대가 한 장관의 입장을 반박하자, 이튿날인 11일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한쪽 팀 주전 선수로 뛰다가 갑자기 심판인 척한다고 국민께서 속지 않을 거다”는 입장을 또다시 내놓기도 했다. 이에 참여연대도 같은 날 오후 입장을 내어 “독립적으로 운영된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것으로 검찰공화국에 대한 비판을 비껴가려는 입씨름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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