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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QWERTY’ 대신 천지인 쓰면 ‘아재’라고?…세종대왕 노하실라

등록 2023-05-30 07:00수정 2023-05-30 21:19

안드로이드 천지인 자판 키보드
안드로이드 천지인 자판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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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쓴다고 늙었다고 놀림 받는 거 실화?”, “오타 안 나게 조심해야 돼. 오타 나서 ‘·’이 노출되는 순간 ‘너, 천지인 써?’가 되어버림”, “친구들이 놀려서 쿼티로 바꿨는데 불편해”

‘천지인을 쓰면 아재인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는 논쟁 중 하나다. 천지인은 1990년대 후반 출시된 피처폰(음성통화 중심 이동통신 단말기)의 한글 입력 방식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시리즈에 주로 적용돼왔다. 스마트폰 출시 이전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해온 이들이 지금까지 ‘천지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천지인을 쓰면 아재’라는 논리다.

쿼티(QWERTY) 자판에 익숙한 이들은 천지인 방식을 두고 “낯설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자판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박아무개군(19)은 “천지인 자판을 보면 ‘아빠가 사용하는 자판’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내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낯설게 느껴진다”고 했다.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아무개(20)씨도 “스마트폰이 들어오면서 쿼티 자판으로 바뀐 건데, 천지인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옛날 피처폰부터 사용했던 사람’으로 인식돼 실제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라고 했다.

‘천지인’은 자판에 있는 ‘ㅣ,·,ㅡ’만 이용해 현대 한글에 존재하는 모든 모음을 표기할 수 있다. 자판을 많이 둘 수 없던 피처폰에 유리했다. 반면 화면이 큰 스마트폰은 컴퓨터 키보드와 동일한 쿼티(QWERTY) 자판을 제공한다. 쿼티 자판은 천지인 자판보다 누르는 자판 수가 적어 속도가 더 빠른 편이다. 대신 자판이 작아 손가락이 두꺼우면 오타가 잦다는 단점은 있다.

1994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애니콜’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줄곧 삼성 휴대전화만 사용했다는 박아무개(58)씨는 “30년 가까이 삼성폰을 쓰면서 천지인 자판만 썼다. 쿼티 자판으로 바꿀 생각조차 못 했다. 쿼티 자판은 너무 작아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천지인’은 2011년 스마트폰 한글 자판 국가표준 중 하나로 지정됐다. 애플도 2013년 ‘iOS7’을 통해 천지인 방식의 한글 자판을 도입했다. 천지인 자판을 줄곧 써온 20대 직장인 장아무개씨는 “세종대왕은 천지인 원리에 따라 한글을 만들었다. 그 창제 원리를 따른 과학적인 구조”라며 “한손으로 입력이 가능하며 그 누구와 타자 대결을 해도 이길 수 있을 만큼 장점이 많다”고 강변했다.

1994년 삼성전자가 ‘애니콜’ 브랜드로 처음 출시한 휴대폰 SH-770. 삼성전자 누리집 갈무리
1994년 삼성전자가 ‘애니콜’ 브랜드로 처음 출시한 휴대폰 SH-770. 삼성전자 누리집 갈무리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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