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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피부 탄 동료에게 “동남아 쿼터”…울산 선수들, SNS서 인종차별 논란

등록 2023-06-12 10:40수정 2023-06-22 16:44

전북 현대 뛰었던 동남아 선수 실명도 언급
축구 팬들이 갈무리한 이명재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
축구 팬들이 갈무리한 이명재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

프로축구 울산 현대 주장단과 팀 매니저가 에스엔에스(SNS) 상에서 피부색을 두고 인종차별적 농담을 하고, 리그에서 뛰었던 타이 선수 실명까지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울산 현대 수비수 이명재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글이다. 울산은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안방 경기에서 제주를 5-1로 꺾었는데, 정승현·박용우·이규성이 댓글을 달아 이명재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규성은 이명재를 두고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했고, 이명재는 “아…그건 아니지”라고 답했다. 비교적 까만 피부를 가진 이명재를 ‘동남아시아인’에 비유한 것이다.

인종차별적 발언은 이어졌다. 같은 팀 동료 박용우는 이명재에게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사살락은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타이 국가대표 출신 사살락 하이쁘라콘을 의미한다. 피부색이 까만 이명재를 사살락에게 빗댄 것이다. 이에 울산 팀 매니저는 “사살락 슈퍼태킁(클)”이라고 댓글을 달며 가세했다. 이날 게시글에 등장한 정승현(주장)·박용우·이규성·이명재(이상 부주장)는 울산 구단 주장단을 맡고 있다. 박용우와 정승현은 이번에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SNS상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울산 현대 주장단 선수들. 울산 현대 제공
SNS상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울산 현대 주장단 선수들. 울산 현대 제공

이들이 나눈 대화는 밤사이 축구 팬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명재는 해당 게시글을 지운 상태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사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구단은 사과 등을 위해 “사살락 선수와도 연락이 닿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선수들의 이번 행동은 징계대상도 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을 보면,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선수는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를 받을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징계 여부) 검토 등을 위해 일단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 구단과 박용우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울산은 공식 사과문을 내어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빠른 시간 내에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박용우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하다”며 “선수 특징으로 별칭을 부르는 옳지 못한 언행으로 벌어진 이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동남아 현지 언론에서도 보도됐다. 타이 최대 언론인 <타이랏>은 이날 “한국 축구선수 2명이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을 대상으로 인종차별적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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