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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오염수 바다, 아이들 급식 괜찮나요”…영양사도 괴로워

등록 2023-06-18 11:42수정 2023-06-19 02:45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농수산물검사부 농수산물안전성검사팀 연구원들이 수산물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농수산물검사부 농수산물안전성검사팀 연구원들이 수산물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염수 방류된다는데 아이들 급식은 괜찮을까요?” “수산물이나 소금 우려되는데 대응책은 있는 건가요?”

서울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 김아무개(37)씨는 지난 14일 아침 학교 급식 모니터링을 하러 나온 학부모들로부터 우려 섞인 질문들을 받았다. 김씨는 18일 <한겨레>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학부모들 식재료 걱정은 갈수록 커질 것 같은데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 깊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시민들의 먹거리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급식 재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금이나 김 등 수산물 사재기 현상으로 재룟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일선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교사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김씨는 “현재 정부는 방사능 검사를 거쳐 기준치 이하를 매번 확인한다고 하지만, 검사 수치가 확실한 건지, 아이들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건지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다 할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들 우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 사재기 영향으로 소금, 김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급식 단가에 맞춰 재료 구하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 ㄱ씨도 “지금 다른 학교 영양선생님들과 관련 자료와 뉴스를 모니터링 하면서 많은 고민을 나누고 있다.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막 터졌을 땐 수산물을 아예 급식 메뉴에서 빼기도 했었다.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 때 이미 식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지금 같은 사재기가 지속하면 급식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산물 불안감이 커지자 서울시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는 지난 14일 ‘일본산 수산물을 납품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 관계자는 “이미 2020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학교에 공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학부모들 우려가 커서 ‘일본 수산물은 이미 원천 차단하고 있고, 식재료 방사능 검사도 강화하겠다’는 계획 등을 안내한 것”이라고 했다.

일선 교육청들도 학교에 납품되는 식재료의 방사능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17일 서울시교육청은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샘플링 방식의 식자재 방사능 조사를 모든 학교의 식재료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전남도교육청도 ‘수산물 방사능 검사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연 4회 실시하던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연 10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먹거리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30개월 된 자녀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이정민(34)씨는 “일본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일본인들도 제주도나 부산에 놀러 가면 생선은 안 먹고 고기만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부모들 사이에선 ‘국산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이 크게 퍼져있는 게 사실”이라며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영향은 당장 나타나는 게 아니다. 오랜 기간 몸에 쌓이면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데, 정부는 단순히 ‘안심하라’고만 한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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