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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논란의 중심 ‘킬러 문항’…변별력 확보 위한 초고난도 문제

등록 2023-06-19 21:57수정 2023-06-19 22:26

이주호 교육부 장관(오른쪽)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교육부 장관(오른쪽)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게의 수컷은 집게발 하나가 매우 큰데, 큰 집게발의 길이는 게딱지의 폭에 ‘상대 성장’을 한다. 농게의 ⓐ게딱지 폭을 이용해 ⓑ큰 집게발의 길이를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농게의 게딱지 폭과 큰 집게발의 길이를 측정하여 다수의 순서쌍을 확보했다. 그리고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 분석을 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평가(수능) 국어영역 17번 문제 지문은 이른바 ‘수능 킬러 문항’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2019년 수능 국어영역에서 ‘밀도가 균질한 하나의 행성을 구성하는 동심의 구 껍질들이 같은 두께와 태양을 당기는 만유인력’ 관련 문제가 출제되는 등 수능 초고난도 문제들은 해마다 수험생들의 ‘멘붕’을 유발해왔다.

‘킬러 문항’은 대개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따지기 위해 출제기관이 의도적으로 시험에 포함하는 초고난도 문제를 일컫는다. 공무원 시험 등 당락을 가르는 다른 시험에도 흔히 출현한다. 수능으로만 보면, 교육계에서 “응시생 대다수가 틀리게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한 최고난도 문항”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변별력 확보를 이유로 난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정답률이 전체 수험생의 7%에 불과한 문제가 나오는가 하면,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내용이 출제되는 일이 흔했다. 이 때문에 2019년에는 킬러 문항에 뿔난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에 사교육 경감 방안의 하나로 이 문제를 거론했지만, 킬러 문항 자체가 사교육 영역에서만 생기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 뒤 교육부가 킬러 문항 배제 대책을 내놨지만, ‘물수능’ 방지를 위해 ‘준 킬러 문항’이 출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까닭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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