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권재찬 무기징역…유족 “판사 머릿속 들여다보고 싶다”

50대 여성 살해 뒤 주검 유기 공범도 살해
1심 사형, 항소심서 감형…유족 반발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2021년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얼굴을 가리며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알고 지낸 중년 남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권재찬(54)에게 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16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씨에게 1심의 사형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한 1심 판단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이 분명한 경우에만 선고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기획했음은 인정되지만, 살인까지 기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고, 반성문과 최후 진술을 통해 반성하기도 했다”고 양형 이유에 대해 밝혔다.

권씨는 지난 2021년 12월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ㄱ씨를 살해하고, ㄱ씨의 현금 인출 및 주검 유기를 도운 직장 동료 40대 남성 ㄴ씨도 살해·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권씨는 2003년에도 전당포 업주를 살해하고 밀항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1심(인천지법) 재판부는 “결과가 매우 중대한데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에게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권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ㄱ씨의 사위는 무기징역이 선고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람을 3명이나 죽인 놈에게 어떻게 인권이 있을 수 있냐”며 “물론 억울한 게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무슨 생각으로 그런 판단이 섰는지 판사분들 머릿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가 반성문을 제출한 행위에 대해 “감형받기 위한 수단,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말했다. ㄱ씨의 딸은 법정을 빠져나오자마자 주저앉아 “우리 엄마 불쌍해 어떻게 하냐”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권지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