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우크라이나 취재했다고 형사처벌…“분쟁지역 제한은 위헌”

등록 2023-06-23 15:26수정 2023-06-23 15:49

23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6개 현업단체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 21개 시민단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의 자유를 위한 여권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병찬 기자
23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6개 현업단체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 21개 시민단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의 자유를 위한 여권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병찬 기자

외교부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프리랜서 사진작가가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여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신청한다.

23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6개 현업단체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 21개 시민단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저널리스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 보도했다가 형사처벌을 받아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언론 자유 확대를 위해 위헌법률심판제청도 법원에 신청하고자 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전쟁 현장을 취재했다는 이유로 언론인이 형사처벌 받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4월14일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장진영 작가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 3월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내렸다. 장 작가는 지난해 3월5일 국내 언론인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보름 동안 전쟁 현장을 취재했다. 여권법 17조는 외교부 장관이 특정 국가 방문을 금지할 수 있고, 취재 등이 목적이라면 외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장 작가는 외교부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이들은 정부가 여권법을 통해 과도하게 해외분쟁취재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가 ‘외교부 출입 언론사’에게만 ‘취재보도 목적 시 허용’ 조항을 적용하고, 이조차도 좁게 판단해 사실상 언론 활동에 대한 ‘허가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작가 쪽 김보라미 변호사는 “여권법 17조는 사실상 헌법 21조 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언론·출판에 대한 사실상의 허가제를 운용하도록 하는 것이라 위헌 소지가 크다”며 “유엔 등 세계 인권 기구들은 언론인 보호를 빌미로 취재를 전면 금지하거나 특정 매체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것은 언론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의 자유를 위한 여권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자회견’에서 외교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서 취재·보도 활동했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장진영 사진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의 자유를 위한 여권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자회견’에서 외교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서 취재·보도 활동했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장진영 사진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이어 이들은 이러한 정부의 해외분쟁지역 취재 제한 탓에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외 분쟁을 한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분쟁지역 취재·보도는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수준에 멈춰 섰다. 해외분쟁을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외신의 시각으로만 보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해외분쟁지역 취재·보도 역량을 키우도록 여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국제기자연맹, 국제언론인협회 등도 연대 성명을 통해 장 작가에 대한 위헌적인 형사처벌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제언론인협회는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장 작가에 대한 모든 기소를 취하하고 여권법 조항을 이용해 언론인 분쟁을 취재를 제한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문재인 전 대통령 딸 음주운전…이태원서 택시와 접촉사고 1.

문재인 전 대통령 딸 음주운전…이태원서 택시와 접촉사고

“인내심 폭발 직전”…서울 도심서 ‘윤 대통령 퇴진’ 외친 시민들 2.

“인내심 폭발 직전”…서울 도심서 ‘윤 대통령 퇴진’ 외친 시민들

추경호 ‘정신질환 진단 의사’ 발표에…의료학계 “차별적 낙인” 반발 3.

추경호 ‘정신질환 진단 의사’ 발표에…의료학계 “차별적 낙인” 반발

두살 아기 울고 엄마는 분투…전단지 끼우고 급식소 일해 아파트 샀다 4.

두살 아기 울고 엄마는 분투…전단지 끼우고 급식소 일해 아파트 샀다

치킨·맥주 들고 불꽃놀이 왔다가…“돗자리 펼 곳 없어” 발만 동동 5.

치킨·맥주 들고 불꽃놀이 왔다가…“돗자리 펼 곳 없어” 발만 동동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