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 오전 서초동 검찰 청사에서 마약 및 총기류 동시 밀수 적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올해 초 재벌 2·3세와 고위공직자 자녀, 연예기획사 대표, 가수 등 총 17명이 대마 유통 및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효성그룹 창업주 손자, 미국 국적 가수 안아무개씨 등이 포함됐다. 일부는 임신한 아내와 태교 여행 중에 대마를 흡연하거나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집에서 대마를 재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2. 국내 최대규모 필로폰 밀수 사건 주범이 6월 말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의 중형을 확정받기도 했다. 이들은 멕시코에서 필로폰 약 902㎏을 밀수한 뒤, 그중 498㎏을 호주로 밀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보관했다. 한국을 멕시코에서 호주로 마약을 보내기 위한 중계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멕시코에서 제작된 항공기 부품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제조한 것처럼 조작해 다시 수출하면서 부품 안에 필로폰을 숨기는 방식을 활용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박재억)가 5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마약사범은 지난해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5.8% 증가다.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59.8%로 가장 많았다. 30대 이하 마약사범은 2018년에 견줘 1만988명으로 109% 급증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이하 마약사범이 481명으로 2018년(143명)과 비교해 5년 새 236.3% 급증했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에서 2.6%로 늘었다. 마약사범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 비중을 차지한 나이대는 20대(5804명)로 전체의 31.6%였다. 30대 마약사범 또한 4703명으로 약 57% 늘었다.
밀수 사범은 1392명, 외국인 사범은 2573명으로, 5년간 167%, 171.4% 각각 늘었다. 국제 마약조직의 마약류 대량 밀수 사례가 꾸준히 발생한 때문이다. 국외 직구 형태의 마약류 밀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마약류별로 보면,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이나 신종 마약을 투약 사례가 전체의 65.4%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대마(20.7%), 양귀비·코카인(13.9%) 순이었다.
대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다크웹, 가상화폐를 이용한 비대면 마약류 밀매범죄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에스엔에스와 다크웹에 마약류 판매광고를 올리고 구매자가 나타나면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고 ‘던지기’ 방식으로 거래한다고 한다. 대검은 “인터넷 마약류 유통조직은 총책, 관리책, ‘드라퍼’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추적·검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마약 관련 키워드 등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마약류 판매광고를 24시간 감시·적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탐지·추출 기능을 추가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수집된 인터넷 마약정보는 일선 검찰청으로 전달해 수사에 활용된다.
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를 오는 11월부터 열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인터폴 등 해외 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