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며 “아비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자식들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항소심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진솔한 소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조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아내)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며 “특히 자식들은 많은 고민 끝에 문제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기회 있을 때마다 여러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항소심 첫 출석을 하는 기회에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정 전 교수는 아들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정 전 교수는 별도로 딸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총선 출마설을 의식한 듯 조 전 장관은 “저의 미래에 대하여 근거 없는 상상과 추측으로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다”며 “만신창이 가족을 챙기며 과거와 현재를 성찰 또 성찰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검찰은 딸 조민씨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조 전 장관이 항소심 재판에서 혐의를 시인하는지에 따라 조민씨 처리 방향을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자녀의 기소 여부를 활용해 부모에게 사실상 자백을 압박한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지난 14일 조민씨를 불러 대면 조사하며, 혐의에 대한 입장 변화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이 정 전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관련 혐의를 유죄로 확정하면서 재판 동안 멈춰있던 ‘공범’ 조민씨의 공소시효(7년)가 재개됐다. 이에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 지원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의 공소시효(7년)는 다음달 26일 만료된다.
다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의견문 전문이다.
제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항소심 첫 출석을 하는 기회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특히 자식들은 많은 고민 끝에 문제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습니다.
아비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미래에 대하여 근거 없는 상상과 추측으로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만신창이 가족을 챙기며 과거와 현재를 성찰 또 성찰 중입니다.
이번 항소심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진솔한 소명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