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홀트 등 4대 해외입양기관 조사 본격화

이상훈 상임위원 직접 방문해 자료 협조 요청
신청인별 자료 대조 통해 서류조작 의혹 등 진실규명 계획

홀트아동복지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 김광동)가 홀트아동복지회 등 국내 4대 해외입양 알선기관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13일 홀트아동복지회(서울 마포구) 방문을 시작으로, 19일 동방사회복지회(서울 서대문구), 20일 한국사회봉사회(서울 도봉구), 21일 대한사회복지회(서울 강남구)를 방문해 입양업무 책임자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2월 ‘해외입양과정 인권침해 사건’ 조사개시를 결정한 이후 주요 신청인 진술조사와 정부부처의 입양 자료를 검토했고 지난 6월에는 대표적 입양국인 덴마크에서 해외 입양 신청인 20여명과 양부모 등 참고인, 해외입양 관련 국가기관 등을 방문해 현지 조사를 했다. 이번 해외 입양 알선기관 조사는 각 기관의 보유자료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규명을 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번 방문 면담에는 이상훈 진실화해위 상임위원과 조사 부서의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 상임위원은 각 기관 책임자들에게 해외입양 관련자료 제공 등 사건 조사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 진실화해위는 “각 기관이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조사의 취지에 공감하고 최대한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조만간 각 기관에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생산된 입양사업허가 관련 자료, 예결산 관련 자료, 입양 관련 실적, 국외 입양 협력 기관과의 협정서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1966년 고아입양특례법 개정 이래 홀트아동복지회, 한국사회봉사회, 동방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등 4개 입양 알선 기관만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해외 입양 알선 업무를 독점해왔다.

진실화해위는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해외입양 과정에서 국가의 부당한 정책 추진 등 공권력 행사 여부, 그 과정에서 4개 국내 입양 알선 기관의 역할과 책임 부담 여부는 물론, 신청인별 해외 입양 자료 대조 등을 통해 신청인들의 개별 해외 입양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다양한 서류조작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본격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신청 사건은 총 375건이다. 알선기관별로 보면 홀트아동복지회 170건, 한국사회봉사회 154건, 대한사회복지회 23건, 동방사회복지회 17건 등이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해외입양인들 입장에서는 모든 기록이 소중한데 갈 때마다 기관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기관에서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잘못된 일의 경위를 밝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양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진실되고 투명한 기록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