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에이치(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문선 전 강원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최 전 지사 쪽은 계속해 매각에 실패한 알펜시아 리조트를 팔기 위해 노력했을 뿐 어떤 비리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28일 오전 입찰 방해 혐의로 최 전 지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가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최 전 지사와 KH그룹이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사전에 공모하고, 입찰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H강원개발은 2021년 매각 대금 7115억원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사들였다.
알펜시아는 김진선 전 강원지사(1998~2010)가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2010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83만㎡ 터에 조성한 종합 리조트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했지만 잦은 설계변경과 저조한 분양으로 조성 당시 채무만 1조189억원에 이르는 등 ‘돈 먹는 하마’로 불렸다.
이후 강원도는 수차례 비공개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최 전 지사는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 매각을 추진했으나 네차례의 공개경쟁 입찰과 두차례의 수의계약 모두 유찰되면서 9500억원부터 시작된 매각 대금은 7000억원대까지 낮아졌다.
때문에 최 전 지사는 수차례 유찰 끝에 가까스로 ‘돈 먹는 하마’를 판 만큼 최종 매각 대금 수준만 놓고 특혜를 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검찰 청사에 도착한 최 전 지사는 기자들에게 “내가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잘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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