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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변인’ 이동관의 초월적 영향력…검찰총장 인사·공천 대책도 제안

등록 2023-08-16 19:11수정 2023-08-17 17:21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할 당시, 대변인실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세평 수집과 국회의원 선거 대응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관 대변인실이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이동관 대변인실은 지난 2009년 7월 13일 ‘천성관 관련 검찰·청·당 기자 반응’이란 이름의 자료를 만들어 보고했다. 이 문건에는 기자들로부터 수집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세평들이 담겨 있다. 청와대 대변인실이 특정 공직자에 대한 세평을 직접 수집해 자료로 만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문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따로 챙겨둔 것을 2018년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찾아냈다.

이 문건이 작성된 시점에, 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스폰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검찰 출입 기자들의 반응이라면서 해당 문건에 “1∼2일 버티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나, 추가 팩트가 터질 경우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추가 팩트가 터질 가능성은 많지 않으나, 워낙 자기관리를 못했고 비밀이 많아 예측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적었다.

또 “브이아이피(VIP·이명박 전 대통령) 330억 기부, 친서민 정책 등 최근 이미지 변신이 한꺼번에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 “잊혀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인맥), 강부자(강남 땅부자) 인사의 부정적 이미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 등 청와대(춘추관) 출입 기자들의 반응도 넣었다. 거의 대부분이 부정적인 내용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 제기에 앞장섰던 야당(민주당) 출입 기자들의 반응도 담겼다. 특정 야당 의원이 천 검찰총장에 대한 추가 의혹 제기를 위해 참모들을 가동하고 있다거나, 야당의 인사청문회 전략 같은 내용이 여기에 포함됐다. 천 후보자는 해당 문건이 작성된 다음 날 저녁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2008년 3월15일자 ‘주간 주요 언론보도 분석’ 문건에서도 대변인실은 ‘한나라당 공천 관련’ 항목에서 “(공천) 탈락자 출마에 따른 정밀한 민심 동향 파악이 필요하며, 무소속 출마를 주저앉힐 수 있는 적절한 인사 대책 강구할 필요”라고 적었다. 공천 탈락한 여당 인사들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으려면 청와대가 별도로 이들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 것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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