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12일부터 간·지선버스와 순환·차등버스, 마을버스 요금을 300원씩, 광역버스는 700원, 심야버스는 350원 인상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시가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 올리면서 대학생 최아무개(23)씨의 고민은 더 커졌다. 식비 값도 만만찮은 상황인데 하루에 왕복 교통비로만 최소 6천원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저렴한 시내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기로 했다. 환승할인제를 적용하면 여러 번 갈아탄다 해도 시내버스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20일 “빨간 버스(광역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한 번에 가지만, 요금이 비싸서 파란 버스(시내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서 갈 예정”이라며 “힘들고 불편하지만, 이렇게라도 교통비를 조금 줄여보려고 한다”고 했다. 최대한 외출을 줄이고자 최씨는 친구와의 약속도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올라 대학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알아보느라 바쁘다. 대학생 윤준원(24)씨는 아직 요금이 오르지 않은 지하철을 타거나 따릉이로 통학할 계획을 세웠다. 김하은(25)씨도 “곧 개학인데 걱정이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으면 40분 정도 되는 거리인데 버스 타기는 돈이 아깝고 해서 따릉이 정기권을 끊어서 통학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학생 이태민(22)씨는 걷기로 했다. 일주일에 3~5만원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잦았던 이씨에게 이번 버스요금 인상은 큰 부담이다. 부모님에게서 받는 용돈과 아르바이트 수입으로는 월세(70만원) 내기도 벅차다. 고정으로 나가는 돈만 80만원이다. 이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지하철 세 정거장 거리인데 걸으면 50분 정도 걸린다. 이 정도 거리는 걸어 다닐 예정”이라고 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알뜰 교통카드도 인기다. 대학생 남우석(27)씨는 “버스요금 인상 소식을 듣고 곧장 할인 교통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했다. 박지원(23)씨는 “서울로 한 번 나갈 때면 광역버스를 타야 해서 교통비가 많이 나온다”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서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했다.
알뜰 교통카드 발급량도 2배가량 늘었다. 국토부가 지난 16일까지 추산한 누적 가입자 수는 86만5000여명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약 2만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특히 버스요금 인상 시점인 지난 12일 이후부터 가입자 수가 하루에 3천명 꼴로 부쩍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스요금 인상 이전과 비교해) 2배가량 가입자가 늘어났다”고 했다.
신입생 김아무개(19)씨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청소년 요금인데도 등하교 교통비로 10만원은 족히 든다”며 “따릉이는 날씨가 더워서 타기가 어렵고 집이 가까운 사람들끼리 같이 택시를 타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구연수 강신범 박시은 교육연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