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부산 동구 목욕탕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이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현황 파악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관과 공무원, 시민 등 24명을 다치게 한 부산 목욕탕 폭발 화재 원인은 유증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우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안전실장은 2일 오후 부산 동구 매축지 마을 목욕탕 화재 현장에서 열린 소방·경찰·국과수 1차 합동 감식에서 “유증기가 폭발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목욕탕 지하 1층에 유류 저장탱크가 위치하고 있다”며 “유류 저장탱크에서 유증기가 발생했고, 어떤 점화원이 또 있다는 가정 하에 유증기 폭발이 아닐까 추정한다. 추가 점화원과 관련해서는 조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증기는 기름방울이 기화해서 안개 형태로 공기 중에 분포된 것을 말한다. 유증기는 정전기, 열 등 점화원을 만나면 갑자기 폭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소방관과 공무원, 시민 등 24명이 부상당한 부산 동구 목욕탕 폭발 당시 모습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소방·경찰·국과수는 오는 4일 2차 합동 감식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1차 감식에서는 아직 목욕탕 지하층에 유증기로 추정되는 기체가 남아있는 상태이고, 지하층에서 차오르는 물이 빠지지 않고 있어 정확한 화재 폭발 지점 등을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2차 감식 때는 바닥 면에 물이 제거될 거고, 유증기도 다 배출될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좀 더 세밀하게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화재 패턴이 있었는지, 폭발의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낮 1시40분께 부산 동구의 한 목욕탕 건물 지하 1층에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소방관 10명, 경찰관 3명, 구청 공무원 4명, 인근 주민 7명 등 2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가운데 소방관 2명은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22명은 경상이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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