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은 지난 4월18일 ‘JMS, 교주와 공범자들’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복음선교회(JMS·제이엠에스) 관련 방송을 보도했다. 문화방송 피디수첩 영상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가짜뉴스를 근절하기 위해 심의전담센터를 만들었지만 상당수의 신고가 기독교복음선교회(JMS·제이엠에스) 관련 방송에 대한 민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심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출범일인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11일간 접수된 신고는 모두 123건이다. 이 가운데 54건이 기독교복음선교회 관련 민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26건의 신고가 접수된 프로그램은 지난 4월18일 방영된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이다. 당시 피디수첩은 ‘JMS, 교주와 공범자들’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인터뷰해 보도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2009년 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018년 2월 출소 이후 여성 신도 2명을 지속해서 상습 성폭행한 혐의(준강간)로 지난해 10월 또다시 구속기소됐다.
이어 에스비에스(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도 기독교복음선교회를 다룬 방송을 보도했다가 25건의 신고를 받았다. 당시 접수된 민원 내용은 ‘기독교복음선교회에 대한 편파적 방송’ ‘증거없는 허위방송’ ‘왜곡 보도’ 등이었다. 제이티비시(JTBC) 2건, 굿티브이(GOODTV) 1건 등도 기독교복음선교회 관련 내용으로 확인됐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달 26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 현판식을 갖고 본격 가동했다. 심의전담센터는 가짜뉴스 신고부터 심의까지 한번에 이뤄질 수 있는 ‘원스톱 신고처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방심위의 가짜뉴스 규제에 방심위 안팎에서는 언론 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 6일 방심위 팀장 11인은 방심위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실명 의견서를 내어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언론 탄압 및 검열 논란, 나아가 민간 독립심의기구로서 위원회 존립 이유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등 비판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 의원은 “정부·여당이 가짜뉴스 규제를 명분으로 법적 근거도 없는 센터를 만들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엉뚱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윤석열 정권은 언론을 겁박하고 포털을 길들이기 위한 가짜뉴스 여론몰이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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