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장인 윤희근 청장 취임 이후 물리력 사용 횟수가 45%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건 발생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번 정부 들어 경찰이 밝힌 물리력 사용 강화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물리력 사용보고서’ 통계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2개월간 2만8165건의 물리력 사용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전 경고 없이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밝힌 보고서는 7499건으로, 전체의 27%에 달했다.
보고서 작성 숫자는 2020년 6191건에서 2022년 9490건으로 53%가량 크게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5789건이 작성됐다.
청장 재임 시기별로 나눠보면, 현직인 윤희근 청장 재임 기간 월평균 보고서 작성횟수가 9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민갑룡·김창룡 청장 때보다 각각 77%, 62% 많은 수치다. 윤 청장 재임 직전 동일기간과 비교해봐도 월평균 292건이 증가해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청장 취임 이후 경고 없는 물리력 사용도 크게 늘었다. 윤 청장 재임 1년간 구두 경고 없이 모두 3209건(28.56%)의 물리력을 행사했다. 재임 직전 동일기간과 비교하면 1.5배에 달한다. 단순 소란으로 인한 물리력 사용도 월평균 269건으로, 직전 동기(167건) 대비 61% 늘었다.
경찰은 상대가 흉기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권총 사격 등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자가 흉기를 소지하지 않은 2만6291건 중 권총을 실제로 사격한 경우가 11건, 경고 사격이 7건이었다. 전자충격기는 613회 사용됐고, 신체적 물리력을 사용한 경우는 1810회, 경찰봉 사용 횟수는 45건이었다.
경찰은 거리두기 완화 이후 범죄 신고 건수 자체가 늘다보니 물리력 사용 보고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태도다. 용혜인 의원은 “윤희근 청장 들어 과도한 물리력 행사가 증가했다”며 “경찰 물리력 사용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저위험 권총 등 새로운 무기 도입보다 현재 경찰의 물리력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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