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네친구 3인방, 서울 지하철 소매치기 하다 함께 구속

지난 4일 서울 9호선 지하철 내에서 러시아 국적의 3인이 소매치기하려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지하철 전동차의 혼잡한 틈을 노려 지갑을 빼돌린 러시아 국적의 일당 3명이 구속됐다. 동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입국 전부터 에스엔에스(SNS)에서 한국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하자는 식으로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2일 러시아 국적의 ㄱ(38), ㄴ(45), ㄷ(45)씨를 특수절도(소매치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지난 1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달 초 서울 지하철 전동차에서 하차하는 피해자들의 지갑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ㄱ씨가 하차하는 피해자가 바로 내리지 못하게 막아서고 ㄷ씨가 피해자를 뒤따라 가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면 ㄴ씨가 피해자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는 식이었다. ㄱ씨 등 일당은 잠금장치가 없는 에코백 종류의 가방을 든 시민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은 지난 8일 “지하철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시시티브이(CCTV)로 범행 장면을 확인한 뒤 13일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 잠복해 이들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 3대, 현금 558만7000원, 백화점 상품권 154만5000원 등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수사하다가 지난 4일 지하철 9호선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도 파악했다. 두 피해자의 피해액은 현금 29만4000원, 상품권 14만5000원가량이다. 압수한 휴대폰 3대를 포렌식 의뢰해 추가 여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네 친구사이인 이들은 입국 전인 지난달 17일 에스엔에스를 통해 소매치기 범죄를 모의하고 한국에선 15일 이내로 범행을 마치고 도주할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도 드러났다. 다만 본국(러시아)에서의 범죄 경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소매치기 예방을 위해 시민들은 여닫을 수 없는 가방일 경우 최대한 앞으로 메고 지하철에 탑승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

곽진산 기자 [e-mail], 정봉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