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아내의 사진이 담긴 유에스비(USB)와 노트북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돌려달라고 간절하게 쓴 글이 인천 지하철역 주변에 붙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 중고거래 플랫폼 인천 계양구 동네커뮤니티를 보면 ‘분실물 사연이 너무 안타깝다’며 인천 계양역 주변에 붙은 에이(A)4 용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후사하겠다”는 글이 담겼다.
글쓴이는 그동안의 업무 자료가 담긴 노트북은 물론,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유에스비를 간절히 찾았다. ‘76살 노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백팩 속 내용물 중 유에스비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제발 살려달라”고도 호소했다.
글쓴이는 지난 8일 가방을 분실한 뒤 계양역 일대 여러 곳에 글을 직접 붙였지만 이날 오전까지 가방을 찾지 못했다. 글쓴이의 아내는 2년 전 투병 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그는 “유에스비에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이 담겨 있다”며 “소중한 물건인 만큼 가방을 주운 사람이 있다면 꼭 연락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해당 글에 안타까움을 느낀 사람들은 관련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꼭 가방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