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오늘 임시정부 수립 87돌…김자동 기념사업회장
보훈처에 행정심판 끝 단체 등록
후학 독립정신 일깨우는데 여생 바칠 것 13일은 임시정부수립 87돌 기념일. 1919년 이날 상하이에서 시작해 항조우, 난징, 광조우 등을 거쳐 1945년 중칭까지 만 27년 동안 11번이나 청사를 옮겨다니면서 조국해방에 목숨 건 선열들을 기리며 옷깃을 여미는 날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교체되면서 이날에 대한 감회와 대접 역시 많이 변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라고, 17음절 긴 명칭만큼 김자동(78)회장은 임시정부 및 기념사업과 얽힌 사연이 많은 분이다. 1928년 임시정부 외교연구위원, 의정원 의원을 지낸 부친 김의한과 여성독립운동가 정정화 사이에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인근 애인리에서 태어났다. 46년 귀국후엔 60년대 초까지 <조선일보> <민족일보> 기자생활을 했다. 그를 11일 낮 서울 태평로 오양수산빌딩 302호 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30평 채 안되는 사무실엔 직원이 빙인섭 사무처장과 간사 2명. 2004년 9월 창립한 기념사업회는 처음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른 단체를 의식한 국가보훈처가 법인등록을 안 내줘 행정심판 신청 끝에 작년 말에야 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지요. 젊은 세대들에게 임시정부의 역사성과 중요성을 더 늦기 전에 일깨워주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작년 8월 전국의 대학생과 독립유공자 유족 등 106명으로 구성된 ‘독립정신 답사단’이 임시정부 청사 지역을 12일간 순회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올 8월에는 중원 지역의 항일무장투쟁 지역을 답사합니다. 광복군 활동지역은 물론 좌익계열의 조선의용군이 활약한 연안 일대도 돌아볼 계획입니다. 독립운동에는 좌나 우가 따로 없었거든요.” 80년대 중반 나온 <한국전쟁의 기원> <레닌의 회상> <모택동전기> <고요한 돈강> 등은 그의 번역서. 올 여름 답사에선 베이징 등지의 김산 아들, 신채호 손녀 등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 사이에 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대화의 밤’ 행사를 열 예정이다. 김 회장은 또 평양 부근 애국열사릉과 재북인사 묘지 등에 모셔져 있는 임정 관계자들을 이르면 6, 7월 중 참배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8순 앞둔 김 회장 생각과 움직임은 요즘 온통 ‘임시정부기념관’에 맞춰져 있다.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라고 정체성을 밝히면서도 임시정부기념관 하나 갖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까왔다고 했다. 김 회장은 “다행히 최근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이 탄력을 받아 6월중 발족하게 됐다”며 “세계화, 국제화시대에 문화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서기 위해서는 후학들에게 독립정신을 심어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후학 독립정신 일깨우는데 여생 바칠 것 13일은 임시정부수립 87돌 기념일. 1919년 이날 상하이에서 시작해 항조우, 난징, 광조우 등을 거쳐 1945년 중칭까지 만 27년 동안 11번이나 청사를 옮겨다니면서 조국해방에 목숨 건 선열들을 기리며 옷깃을 여미는 날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교체되면서 이날에 대한 감회와 대접 역시 많이 변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라고, 17음절 긴 명칭만큼 김자동(78)회장은 임시정부 및 기념사업과 얽힌 사연이 많은 분이다. 1928년 임시정부 외교연구위원, 의정원 의원을 지낸 부친 김의한과 여성독립운동가 정정화 사이에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인근 애인리에서 태어났다. 46년 귀국후엔 60년대 초까지 <조선일보> <민족일보> 기자생활을 했다. 그를 11일 낮 서울 태평로 오양수산빌딩 302호 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30평 채 안되는 사무실엔 직원이 빙인섭 사무처장과 간사 2명. 2004년 9월 창립한 기념사업회는 처음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른 단체를 의식한 국가보훈처가 법인등록을 안 내줘 행정심판 신청 끝에 작년 말에야 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지요. 젊은 세대들에게 임시정부의 역사성과 중요성을 더 늦기 전에 일깨워주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작년 8월 전국의 대학생과 독립유공자 유족 등 106명으로 구성된 ‘독립정신 답사단’이 임시정부 청사 지역을 12일간 순회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올 8월에는 중원 지역의 항일무장투쟁 지역을 답사합니다. 광복군 활동지역은 물론 좌익계열의 조선의용군이 활약한 연안 일대도 돌아볼 계획입니다. 독립운동에는 좌나 우가 따로 없었거든요.” 80년대 중반 나온 <한국전쟁의 기원> <레닌의 회상> <모택동전기> <고요한 돈강> 등은 그의 번역서. 올 여름 답사에선 베이징 등지의 김산 아들, 신채호 손녀 등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 사이에 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대화의 밤’ 행사를 열 예정이다. 김 회장은 또 평양 부근 애국열사릉과 재북인사 묘지 등에 모셔져 있는 임정 관계자들을 이르면 6, 7월 중 참배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8순 앞둔 김 회장 생각과 움직임은 요즘 온통 ‘임시정부기념관’에 맞춰져 있다.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라고 정체성을 밝히면서도 임시정부기념관 하나 갖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까왔다고 했다. 김 회장은 “다행히 최근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이 탄력을 받아 6월중 발족하게 됐다”며 “세계화, 국제화시대에 문화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서기 위해서는 후학들에게 독립정신을 심어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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