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연쇄살인범 추가자백
유영철 무죄 ‘이문동 살인’도
유영철 무죄 ‘이문동 살인’도
“기왕 이렇게 된 것, 전부 말하겠다.”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정아무개(37)씨가 살인 3건을 포함해 5건의 범행 사실을 추가로 자백했다. 이 가운데는 또다른 연쇄살인범 유영철씨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했다가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도 들어 있다. 두 연쇄살인범이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진술한 것이다. 정씨의 범행은 모두 18건에 살인 8명, 상해 15명으로 늘어났다.
1일 정씨를 조사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정씨는 △2004년 2월6일 저녁 6시30분께 동대문구 이문동 길거리에서 전아무개(27·여)씨를, △나흘 후인 10일 새벽 6시25분께는 경기 군포시 산본동 길거리에서 우유배달원 손아무개(28·여)씨를, △2005년 5월30일 새벽 4시30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길거리에서 우유배달원 김아무개(41·여)씨를 흉기로 숨지게 했다고 자백했다.
이 가운데 2004년 2월6일 일어난 ‘이문동 살인 사건’은 애초 연쇄살인범 유영철씨가 자신의 범죄라고 자백했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정씨는 자신의 주요 범행 지역인 서울 서남부에서 멀리 떨어진 동대문구 이문·휘경동에서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동대문구도 예전에 절도하면서 많이 다녀본 지역이라서 가게 됐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정철수 영등포경찰서장은 “지난 주말 정씨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2점을 추가로 압수했으며, 이것이 당시 사건들의 기록에 나오는 범행 도구와 비슷해 자백을 사실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정씨가 추가로 자백한 범행 현장 5곳을 검증했으며, 3일께 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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