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353명 설문 조사 “성적 때문에” 가장 많아
전국 초·중·고교 학생 절반 이상(51.9%)이 자살을 떠올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보건위원회가 지난달 한길리서치연구소에 맡겨 전국 초·중·고교생 2353명(초 5~6년 735명, 중 827명, 고 771명)을 대상으로 ‘학생 건강 문제와 의식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자살을 떠올린 학생들은‘자살을 생각해 봤으나 실제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다수(46.4%)였으나 ‘자살하고 싶다’(2.5%),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1.0%),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2.0%)는 응답도 5.5%나 됐다. 자살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학생은 48.1%였다.
자살을 떠올린 동기로는 성적을 꼽은 학생들이 가장 많았는데, 고교생이 27.2%, 중학생이 20.6%였고, 초등학생도 11.4%에 이르러 공부 부담감이 극심함을 보여줬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 우옥영 대표(중학교 보건교사)는 “학생들이 어른보다 충동적이며, 학원까지 다니느라 생활주기가 흐트러져 있는 현실 등을 감안하면 ‘자살을 생각해 봤으나 실제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조차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건강 문제로 키와 몸무게를 가장 걱정하며 33~39%는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다이어트를 해 봤다는 학생이 36.9%(초 28.3% 중 37.2% 고 44.6%)나 됐다. 고교생 21.4%는 끼니를 거르고, 초·중생 13.4%는 잡지 등에서 본 민간 요법을 따라하는 등 무분별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이들 단체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 줄 학교 보건교육은 뒷전에 밀리고 있다”며 △보건교과 설치 △학교보건센터 설립 △자치단체·환경부와 학교 환경 통합 관리 등을 촉구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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