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피의자 유전자은행’도 추진

등록 2005-03-02 18:26수정 2005-03-02 18:26

영화 <가타카>의 한 장면. 인간의 디엔에이를 구성하는 네 개의 염기를 나타내는 문자 A, G, C, T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뒤덮고 있다.
영화 <가타카>의 한 장면. 인간의 디엔에이를 구성하는 네 개의 염기를 나타내는 문자 A, G, C, T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뒤덮고 있다.
[참여연대-한겨레 공동기획]
당신의 개인정보 안녕하십니까

수사기관들이 ‘과학수사’라는 명분을 앞세워 유전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생체정보 수집 및 활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범죄자 유전자 은행’을 추진하고 있는 검찰이 형이 확정된 범죄자뿐 아니라 피의자한테서도 유전자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민·인권단체들은 “범죄자 유전자 은행은 모든 국민들을 수사기관 앞에 발가벗기는 전국민적 인권침해 행위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2일 <한겨레>가 입수한 검찰의 ‘유전자 감식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이 법안 제7조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에 대해서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서면동의를 얻어 유전자를 채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전자 감식정보 관리 대상 범죄로 살인·강간·방화·강도·추행·상해·폭행·체포·감금·약취·유인·마약·절도·강도·폭력 등 15가지 범죄를 명시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공청회 등을 통해 유전자 채취 대상을 형이 확정된 범죄자로 한정하고, 범죄도 유전자 증거가 수사에 필수적인 성범죄 등으로 제한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이 법안은 이런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

특히 이 법안은 유전자 자료 활용에 대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를 위해 요청하는 경우 △경찰서장이 변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요청하는 경우 △교정시설의 장이 수형인 유전자감식 정보의 수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요청하는 경우 △기타 유전자감식 정보색인부 상호간의 검색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 7가지로 제시하는 등 폭넓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오남용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형 확정때만 유전자 채취" 공언 뒤집어
대상범죄 15가지…수형자 강제채취도

법안은 “교정시설의 장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수형인으로부터 유전자감식 시료를 채취할 수 있으며 수형인은 채취에 응해야 한다”며 “수형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유전자 감식 시료의 채취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해 인권침해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채취 방식은 “구강 점막 채취 방식이나 간이채혈 방식에 의한다”고 돼 있다.

이와 함께 수형인에 대한 유전자 감식 정보는 검찰총장이, 피의자나 범죄현장 등에 대한 유전자 감식 정보는 경찰청장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어, 유전자 은행이 하나가 아닌 두개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이런 내용의 법안을 만들어 지난해 12월 법무부에 제출했으며, 법무부는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현재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어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94년에도 범죄자 유전자 은행 설립을 추진했다가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바 있으며, 이후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유전자 은행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이에 대해 김병수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생체정보를 축적하기 시작하면, 입력대상이 늘어날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데이터베이스의 속성상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범죄자 유전자 디비를 하나도 아닌 두개씩이나 만들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유전자 디비의 확대지향성과 오남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라고 비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