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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 공작원 만난 혐의 ‘X’ 체포

등록 2007-02-01 21:11

장민호씨 보고문에 등장한 전 국회의원 보좌관
북한 공작원 접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은 1일 장민호(45·구속 기소)씨의 대북 보고문에 ‘X’(엑스)로 등장하는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박아무개(45)씨를 체포했다.

안창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 등으로 박씨를 체포해 국정원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장씨의 소개로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고, 장씨에게 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국내기업 현황 등의 자료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개성공단에 북한과 절반씩 투자해 합영회사를 세우는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하고 있으며, 김승규 전 국정원장의 친형인 김명규 전 의원의 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12월 장씨를 기소하면서 그의 공소장에 “장씨가 2004년 7월 ‘X’로 하여금 베이징 동욱화원을 방문해 북한 공작원을 접촉하게 해 사상교육 등을 받게 했고, 북한 공작원으로 정치·군사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게 했다”고 밝혀, 박씨의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박씨가 보고한 ‘정세 전망’ 등을 토대로 장씨가 여당 안의 계파 동향, 육사 출신 군 인사들의 기수별 대우 등에 관한 문건을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과 검찰이 김승규 전 국정원장을 고려해 박씨의 수사와 형사처벌을 늦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안창호 차장은 “당시에는 박씨의 혐의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장씨가 특히 박씨의 혐의와 관련된 대목은 모두 부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말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러차례 중국에 갔지만 친지나 친구들과 갔고,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적이 없다”며 “장씨한테 몇백만원씩 돈을 빌려주고 받은 적은 있지만 장씨가 돈을 빌린 이유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보좌관을 그만둔 뒤 새 사업을 구상하고 지상파 디엠비(DMB) 사업을 할 때 장씨와 여러 차례 만났지만 이후에는 몇달에 한번씩 봤다”며 “장씨에게 문건이나 디스켓을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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