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게 12호점 ‘세덴 신당점’ 이경숙(왼쪽), 김명옥씨.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희망가게 12호’ 자동차 수리점 낸 김명옥·이경숙씨
#1. “이젠 날개를 달았으니 날아가기만 바랄 뿐이에요.”
김명옥(48)씨. 돈벌이는 커녕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남편을 견딜 수 없어 지난 98년 이혼했다. 먹고 살려다 보니 청소, 이삿짐 나르기, 봉제일 등 닥치는 대로 돈벌이에 나섰다. 그래도 대학생·고등학생 남매를 키우다 보니 빚은 노루꼬리처럼 해마다 늘어갔다. 지금 김씨의 어깨에 얹힌 빚은 1500만원 가량.
“자식들 생각에 죽기도 힘들더라구요.” 정말 힘들 때는 ‘삶 저 너머’도 생각해봤지만, 김씨는 가능한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즐겁게 살려고 애쓴다고 한다.
#2. 이경숙(51)씨는 지체장애 3급인 남편(51), 고등학생 아들과 산다. 오른쪽 발을 쓰지 못해 거동이 불편한 남편이 남대문시장에서 작은 시계점을 꾸려왔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장사가 통 안 돼 가게를 접고 말았다. 이후 식당 주방일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오다 지난 2005년 11월 중구 자활후견기관 ‘출장 세차 사업단’에서 김명옥씨를 만났다. 말수가 적은 자신과 달리 털털하고 활발한 김씨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뒤 김씨와 이씨는 ‘의기투합’을 했다.
이혼 뒤 남매 양육·장애 남편 수발하던 두사람
아름다운재단 소액대출 종잣돈 삼아 ‘의기투합’
힘 많이 드는 도장·광택 척척…월 300만원 목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희망 가게’를 연다. 김씨와 이씨는 21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자동차 외형 복원 전문점인 ‘세덴 신당점’을 연다. 자활후견기관에서 출장 세차일을 한 게 인연이 돼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자동차 수리업에 뛰어들게 됐다. 종잣돈은 ‘아름다운재단’이 대출해준 ‘아름다운 세상 기금’ 6천만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여섯 달 동안 전문 기술교육도 받았다. 주특기는 부분도장, 광택, 흠집 제거라고 한다. 기술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교육생들이 거의 남자인데다 수리 도구도 여자가 들기엔 무거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김밥 전문점’ 쪽으로 잠깐 기웃거려봤다. 하지만 오히려 여성의 섬세함을 살리면 자동차수리점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한다. 주변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김씨는 “내 몸으로 헌 차를 새 차로 만드니까 정말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이 21일 문을 여는 ‘희망 가게 12호점’은 ‘아름다운재단’이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낮은 이자로 창업자금을 보태주는 ‘소액대출 사업’으로 탄생하게 됐다. ‘아름다운재단’은 창업 자금뿐 아니라 상권 분석, 전문가 그룹의 컨설팅, 매출 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이씨는 “열심히 살다보니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이를 악물고 일해서 한달에 300만원을 버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글 전진식 기자, 이완 수습기자 seek16@hani.co.kr
아름다운재단 소액대출 종잣돈 삼아 ‘의기투합’
힘 많이 드는 도장·광택 척척…월 300만원 목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희망 가게’를 연다. 김씨와 이씨는 21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자동차 외형 복원 전문점인 ‘세덴 신당점’을 연다. 자활후견기관에서 출장 세차일을 한 게 인연이 돼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자동차 수리업에 뛰어들게 됐다. 종잣돈은 ‘아름다운재단’이 대출해준 ‘아름다운 세상 기금’ 6천만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여섯 달 동안 전문 기술교육도 받았다. 주특기는 부분도장, 광택, 흠집 제거라고 한다. 기술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교육생들이 거의 남자인데다 수리 도구도 여자가 들기엔 무거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김밥 전문점’ 쪽으로 잠깐 기웃거려봤다. 하지만 오히려 여성의 섬세함을 살리면 자동차수리점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한다. 주변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김씨는 “내 몸으로 헌 차를 새 차로 만드니까 정말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이 21일 문을 여는 ‘희망 가게 12호점’은 ‘아름다운재단’이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낮은 이자로 창업자금을 보태주는 ‘소액대출 사업’으로 탄생하게 됐다. ‘아름다운재단’은 창업 자금뿐 아니라 상권 분석, 전문가 그룹의 컨설팅, 매출 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이씨는 “열심히 살다보니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이를 악물고 일해서 한달에 300만원을 버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글 전진식 기자, 이완 수습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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