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3500여명인 ‘지역의 작은 대학’ 포항 한동대가 국내 최초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의 개발도상국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김영길 한동대 총장, 아프가니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 대표들과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유네스코 유니트윈 프로그램’ 협약 조인식을 연다고 한동대가 4일 밝혔다.
유니트윈(UNITWIN: University twinning and networking)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들이 자립 역량을 키우도록 선진국이 ‘지식 원조’를 하는 것이다. 칠판·분필 같은 물자 지원에서 지식 콘텐츠 지원으로 돌린 것이다. 1992년 창설돼 현재 66개가 가동 중이다. 개도국 대학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선진국 대학과 짝지어 신청하면 유네스코가 프로그램 주관 대학을 선정한다. 한동대는 1999년부터 몽골 재정경제대학과, 2003년부턴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대학,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경제대학교 등 세 나라 대학 4곳과 공동 학위과정을 운영해 왔다.
김영길 총장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초등 4학년 때 ‘유네스코와 운크라(UNKRA·유엔한국재건단)로부터 기증받은 종이에 인쇄했음’이라고 적힌 교과서를 받아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번 협약 체결은 한국이 교육 수혜국에서 교육 공여국으로 전환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