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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상지대 ‘정이사 체제’ 무너지나

등록 2007-04-17 20:36

임시이사 파견 사립대 현황
임시이사 파견 사립대 현황
교수·학생들 대법판결 앞 촉각
전 ‘비리 이사장’ 복귀 할수도
3년여 전 정이사 체제로 전환한 강원 원주 상지대의 교수, 학생, 교직원 등 구성원들이 대법원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비리 혐의로 물러난 전 이사장 김문기(75)씨가 복귀하게 되기 때문이다.

상지대는 1993년 김문기씨가 학교 공금 횡령, 부정입학 혐의 등으로 구속되며 갈등이 커지자 교육인적자원부가 보낸 임시이사진이 이끌어 오다, ‘임시이사 체제를 벗어나도 좋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2003년 12월 이사회를 열어 변형윤 이사장 등 9명을 정이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김문기씨 쪽이 이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는 소송을 냈다. 2004년 4월 1심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이를 기각했으나, 지난해 2월 서울고법은 “임시이사들이 정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권한 밖의 행위”라며 김씨 쪽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 2월 공개 변론을 마치고 곧 선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대 구성원들이 더 긴장하는 이유는 김씨 쪽이 박준서·윤재식 전 대법관, 조찬형 전 의원에 이어 최근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 등 ‘거물 변호인단’을 대리인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지대 구성원 2천여명은 17일 교내에서 ‘정이사 체제 수호를 위한 결의대회’를 연 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 정이사 체제가 인정되지 않고 전 이사장이 복귀하면, 안정적인 발전 궤도를 걸어 온 상지대가 다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며 신중한 판결을 촉구했다.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도 성명을 내 “부패사학 척결 의지를 확인하는 판결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부산 고신대를 4년 만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고신대는 2002년 교단 내 갈등, 부속병원 파행 운영, 교직원 임금 체불 등으로 갈등에 휘말려 2003년 4월부터 임시이사들이 운영해 왔다. 교단과 병원, 노조는 체불 임금 259억원 처리 등을 두고 최근 석달 남짓 협의해 퇴직금 전환, 임금 분할 지급 등에 합의했다. 여기에 개정 사립학교법에 따른 정관 변경과 대학평의원회 구성을 마치고, 부속병원이 흑자로 돌면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사 등을 통과했다.

현재 교육부 임시이사가 파견된 사립대는 4년제 대학 12곳, 전문대 9곳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8곳은 횡령 교비 환수 등 임시이사 파견 사유가 해소됐다고 발표했으나, 재단과 구성원들이 합의하지 못한 점 등 때문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범 고나무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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